Orthopedics

JoinOS_1호_외래에서의 인공 슬관절 치환술 후 통증에 대한 대처

전병혁/이혜진 2015. 11. 17. 09:51
2004년 겨울, 에픽 브레스 감독의 “나비 효과”란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었다. 주인공 에반이 시공간 이동을 통해 과거의 사소한 사건 하나하나를 바꾸면서 현실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나비 효과는 브라질의 갈매기의 날개 짓이 향후 미국에서 토네이도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이론으로 추후 “카오스 이론”의 모태 되었다. 이는 1961년 “에드워드 로렌츠”라는 MIT 기상학 교수에 의해 소개된 이론이었다. 처음에는 브라질의 갈매기의 날개 짓으로 비유가 되었지만 쉽고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추후에 “나비의 날개 짓”으로 기술되었다. 

외래에서 진료를 하면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많은 사적인 이야기들과 본인의 증상 등 여러 가지에 대해 두서 없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와의 짧은 진료 시간 동안 환자에게 중요한 점만 묻기에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님은 모두들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환자가 외래에서 이야기하는 특정 증상들은 합병증 발생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으며 외래에서 진료하는 정형외과 의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나비의 날개 짓일 수 있다.

필자는 인공 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은 감염이라 생각하며, 따라서 가장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직후부터 수술 후 6주 정도 기간에는 정상적으로 어느 정도의 부종, 혈종과 삼출액이 관찰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후 6주 이후에도 지속적인 삼출액, 부종이나 배액구가 관찰된다면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전신적인 발열이나 오한을 동반한 관절의 부종이나 삼출액은 세균성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특이적 소견이다 (그림 1). 감염에는 시기에 따라 급성, 지연, 만성 감염으로 나눌 수 있으나 어느 시기에서나 인공관절의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반드시 혈액 검사(CBC, ESR, CRP, IL-6)와 관절 천자를 시행해야 한다. 관절 천자는 육안적으로 짙은 노란색에서 짙은 갈색 등을 띠며 균에 따라 색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점성은 탁하다. 관절 천사를 통해 백혈구 수와 다핵형 백혈구(polymerpho- nuclear leukocytes, PMNL)의 비율을 확인하여야 하는데 백혈구 수가 2,500/mm 이고 PMNL 의 비율이 60% 이상일 경우에 발생 시기에 따라 적절한 처치가 필요하다. 또한 관절 천자를 통해 균 배양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균 배양 검사는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반드시 결핵과 진균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 특히 결핵은 단순 배양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핵 감염이 의심된다면 PCR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초기 감염에서는 단순 방사선학적 검사에서 비 특이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후기(만성) 감염에 있어서는 골막 주위 반응, 연부 조직의 부종, 다발성 골 용해와 치환물의 이완, 치환물의 마모를 동반하지 않는 전반적인 골 흡수의 소견이 관찰되며 이는 감염을 시사하는 중요한 방사선 소견이다. 

외래에서 무릎 인공 관절 수술 후 호소하는 통증은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정밀한 진찰 및 문진이 필요하다. 먼저 체중 부하시의 통증은 관절의 불안정성이나 치환물과 골 사이의 이완이 관찰될 수 있으므로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와 방사선 사진을 비교하여 살펴야 한다 (그림 2). 체중부하 하지 전신 사진을 촬영하여 역학적 축이 과도하게 내측이나 외측으로 향하지 않은지, 치환물의 이완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불안정성은 과신전이나 신전 제한이 관찰되는지 확인 하고 진찰 시 내,외측 불안정성이 관찰된다면 스트레스 방사선 사진을 추가적으로 촬영해야 한다 (그림 3). 골용해와 치환물의 이완은 대퇴부보다 경골부에서 더 흔히 발생하며 발생하는 부위에는 동통이나 종창이 관찰된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사진으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며 초기에는 치환물 주위의 방사선 투과성의 선이 점차 증가하는 소견이 관찰되고 진행함에 따라 치환물의 위치가 변화와 골절 소견을 보일 수 있다 (그림 4). 

앉았다 일어날 때 등의 무릎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생기는 통증은 수술 후 초기에는 정상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는 골 시멘트를 사용한 경우는 약 4~6주까지 나타날 수 있고,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약 2~3개월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릎을 움직일 때의 통증과 함께 운동 제한이 발생할 수 있는데 수술 직후 관절 운동 시에 정상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신전 시 발생하는 통증은 신전 간격이 적은 경우와 슬와근의 근육 파열, 혈종이나 충돌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완전 굴곡 시 통증은 수술 시에 후방의 골극 제거가 부족한 경우와 굴곡 간격이 부족한 경우나 슬개 대퇴 관절에서의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슬개 대퇴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대퇴 사두근과 슬개건의 결손이 있는지, 환자가 무릎을 능동적으로 신전을 할 때 대퇴 사두근의 약화가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슬개골의 주행 또한 조심스럽게 확인하여야 하는데 만약 환자가 무릎을 굴곡 후 30~45도 신전할 때 생기는 전방 통증, 잠김 현상이나 덜컹거림이 있다면 슬개골 덜컹 증후군(Patella clunk syndrome)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방사선 사진으로 진단하기 어렵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일반적으로 초음파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진단이 되면 관절경적 절제술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12개월 이내에 발생할 수 있으며 특정 굴곡 구간에서만 전방 통증이나 잠김 현상이 있다면 슬개골 덜컹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그림 5-1, 2). 또한 슬개골을 치환한 경우 치환부의 골절이 발생할 수 있음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림 6). 슬개골을 치환한 경우에는 골절을 의심하고 단순 전후방 사진뿐 아니라 접선 영상(Tangential view)을 촬영하여 확인해야 한다. 추가적인 검사로 컴퓨터 단층 촬영(Computerized tomography, CT)은 대퇴 치환물의 과도한 내회전 등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준다. 전방 통증과 함께 슬관절을 굴곡 시 슬개골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관찰된다면 단순 방사선 사진을 이용하여 아탈구나 탈구를 진단할 수 있다 (그림 7).

또한 수술 중 대퇴부를 절제하는 도중에 발생한 대퇴구의 절흔(notching)이 있는 환자는 외래에서 중요하게 관찰해야 한다. 관절 운동을 시작한 환자에서 지속적인 전방 슬관절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방사선 사진으로 확인하고 절흔이 발생한 부분에 추가적인 골절이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치환물 주위로의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 석고 고정으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림 8).

이처럼 인공 슬관절 치환술은 통증완화와 기능 회복에 있어서 만족스러운 수술이지만, 수술 후 통증 및 환자의 증상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세심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특히, 감염이 의심이 된다면 조기 진단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