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병원

이번 소식은 훌리아나라는 소녀에 대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전병혁/이혜진 2016. 9. 21. 08:45

이번 소식은 훌리아나라는 소녀에 대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훌리아나는 제가 오지 순회진료에서 만난 11살 예쁜 소녀입니다. 산따 마리아(저희 사역지 쉘라에서 세시간 정도 거리)라는 작은 읍내에서 또 비포장 도로 30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쒸마휘라는 곳에서 순회진료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 제게로 왔습니다.





제게로 온 이유는 바로 눈동자 주위에 난 종양때문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그 종양을 가지고 있었고, 종양 절제를 위해서 과테말라에서 가장 큰 병원인 루즈벨트 병원을 방문했지만, 절제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만을 들었다고 합니다. 살펴보니, 종양은 악성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 뿌리가 눈동자 깊이 들어가 있게 보였습니다. 진단상 각막주변부 더모이드 종양이었습니다. 순회진료중이라서, 다른 진단 장비도 없고, 안과영역은 제 영역도 아니고, 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어린이용 종합비타민을 주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저, 다시 한번 루즈벨트를 방문해서 정밀 진단을 받아 보라는 말만을 한 채 돌려 보냈습니다.





그러나, 11살 나이가 되도록 눈에 종양을 달고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그 종양을 달고 살아갈 훌리아나를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저희 선교센터가 있는 쉘라지역에서, 저희 사역에 자원봉사를 약속해 준 안과의사 (닥터 줄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진료를 요청했습니다. 훌리아나를 수소문해서 찾아, 진료를 받는 데, 닥터 줄리가 뜻밖의 이야기를 합니다. 종양이 절제 가능하게 보인다고, 그러면서 과테말라 시티에서 플라스틱 안과 서전으로 진료하고 있는 자신의 의국 선배인 닥터 다이애나를 소개해 줍니다. 닥터 다이애나가 훌리아나를 보고 나서 한 이야기는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종양이 너무 깊은 곳에서 시작을 해서, 절제가 불가능하다라고 합니다. 절제를 시도하다가 자칫 눈 전체를 잃을 수 있다라고, 그냥 그대로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을 합니다.

실망한 아이에게 함께 기도해 보자고 돌려 보냅니다. 그냥 그대로 살지, 아니면 위험이 있어도 절제를 시도할 의사를 미국에서 구할 지 기도하자고 했습니다. 한달 정도 기도하면서, 다시금 훌리아나 집을 찾았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있는 아이에게 종양을 절제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한 후에 물었습니다. " 이대로 살기를 원하느냐? 아니면 절제 하길 원하느냐?" 그래서더니, "떼어내고 싶어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 아이에게 다시금 묻습니다. "수술하다가 눈을 송두리째 잃을 수 있다. 그래도 수술 받고 싶으냐?" 훌리아나는 단호하게 대답을 합니다. "수술 받고 싶어요."



훌리아나를 병원에 데리고 다니면서 장차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지를 물었습니다. 훌리아나의 대답은 "의사 선생님"이었습니다.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치료해 주는 안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열 한해 평생을 살아오면서, 눈에 손톱만한 혹을 가지고 살아온 것이, 어쩌면 훌리아나에게는 가슴에 큰 한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또 그 한덩어리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을 위해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한 것이겠지요.  아마도 그래서, 눈을 잃는 위험성이 있을 지언정, 수술을 원하는 것이리라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응어리진 아픔 모두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훌리아나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알아 보겠다라고, 또 의사가 되는 것에 대해서도 내 힘이 다할 때 까지 돕겠다고 약속을 주었습니다.  훌리아나를 위해 여러분들의 기도를 요청합니다. 미국에서 훌리아나의 수술을 자원해 주실 역량있는 의사선생님을 만남을 허락해 주시라고, 이 치료의 과정 가운데 모든 문제(재정, 비자문제)가 형통하게 이루어 주시길, 앞으로 훌리아나가 의사가 되는 데에도 당신의 공급하심을 허락해 주시길,  그래서 당신의 영광이 되길, 그리고 응어리진 훌리아나의 아픔을 당신의 사랑으로 풀어주시길 기도 부탁 드립니다. 

우리 주님의 평안으로 누가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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