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병원

"누구를 위한 DRG란 말인가" 어느 전공의의 하소연

전병혁/이혜진 2013. 7. 16. 12:01

"누구를 위한 DRG란 말인가" 어느 전공의의 하소연
"환아 DRG 때문에 충수염 수술 진단 3일만에 수술 받아"
이효정기자 hyo87@medipana.com 2013-07-1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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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때문에 충수염(맹장염) 진단을 받고 3일 만에 수술을 받다니, 대체 누구를 위한 포괄수가제란 말입니까."
지난 1일부터 종합병원급 이상에서도 7개 질병군에 대해서 포괄수가제가 강제적용 된 이후 각종 피해 사례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노환규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 병원 외과 전공의가 겪은 포괄수가제 피해 사례에 대해서 공개했다.
노 회장에 따르면 모 병원에 지난 14일 복통이 있어 소아과로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에 대해서 외과로 협진 의뢰가 들어왔다. 환자는 2박3일 동안 각종 검사 및 GFS 등을 거쳐도 복통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마지막으로 시행한 APCT상 충수염(맹장염)이 발견돼 수술을 의뢰했다.
당시 환자는 우하복부에 통증이 있었고 열은 없는 상태였다. 시간이 늦었고 금식인 관계로 다음 날 수술을 하고자 보호자에게 상태를 설명하고 수술 동의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날 일어났다. 충수염(맹장염)의 상병이 들어가자 소아과에서 진행했던 모든 검사를 비롯한 처치료가 포괄수가제로 묶이게 된 것이다.
결국 병원에서는 환자를 퇴원시키고 다음날 다시 응급실로 재입원 할 것을 권유했다. 환자는 충수염(맹장염) 진단 후 3일이 자나서야 수술을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포괄수가제 때문에 병원은 금전적인 손해를 볼 수 없어 환자를 재입원 시켰고, 환자는 진단 후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이 병원 전공의는 "원칙적으로 병원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전과해 바로 수술을 하는게 맞지만 병원측의 경영 마인드 앞에선 그런 양심은 다 사치였다"며 "누구를 위한 DRG이며 의사로서의 진료란게 이런건가 씁쓸한 케이스였다"고 말했다.